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돌아다니던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예전 직장의 근처에 자리잡던 교보문고 강남점을 멀리 하고, 요즈음에는 교보문고 잠실점으로 자주 들락거린다. 잠실점으로 가면 꼭 거치게 되는 코스가 둘 있는데, 하나는 롯데캐슬 푸드코트에서 비빔냉면을 먹는 것이며 - 터글씨는 물냉면보다는 비빔냉면을 좋아한다 - 다른 하나는 세가프레도 자네티(이하 '세가프레도'. 브랜드의 이름 한 번 무진장 길다 ㅋㅋ)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이다.

오늘도 교보문고에서 3만 5천원어치의 책을(잡지 두 권, 만화 한 권, 서적 두 권) 지른 나. 냉면을 후루룩 짭짭 먹고 난 뒤, 어김없이 세가프레도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냉면까지 먹었는데 단 커피는 에러 같아서 카페라떼 마키아또를 주문. 일전에도 이 메뉴를 시켰는데, 비오는 날에 맛나게 먹었다지.

내가 일하는 곳이 라떼계열의 음료를 뜨겁게 내어주기 때문에 세가프레도의 라떼는 뜨거운 커피에 익숙해진 내입에는 미지근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난 너무 뜨거운 커피는 싫다. 일단 먹기에 불편하잖아. 누군가가 커피는 "오래 들고 마실 수 있어야 한다"고 정의를 내린다면, 나는 그에 대해 "한겨울 출근길 커피만 드실거유?"라고 반박을 하겠다. 뜨거운 것 보단 살짝 데워진 느낌? 이 느낌에서 마시는 커피는 마음을 아늑하게 하니까.

나름 "이 곳에서 두 시간을 죽치며 만화책 한 권을 다 보고 말리라!"고 다짐했건만, 결국 주문한 지 40여 분 만에 카페를 빠져나왔다.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혼자서 한 테이블을 점령해 죽치고 앉아있는 것도 앞으로 올 다른 손님들에게, 그리고 직원들에게 미안할 것 같아서. 아놔, 이 놈의 직업병!

책 다섯 권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일단 떠나자. 책을 읽으면서 가려면 조금 돌아가는 버스를 잡아야 될 테지만. 그래서 집에는 늦게 도착하겠지만. 나는 책을 읽고 싶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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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프레도 자네티(Segafredo Zanetti)'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것은, 언제인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코엑스 건너편의 현대산업개발 건물에 있던 Cafe Di Bibes가 Segafredo Zanetti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였죠. "무슨 가게 이름이 이렇게 기냐?"며 조금 질색을 했던게 사실입니다. 가게의 이름이 길면 우선 드는 생각이 있죠. "가게 이름 외우기 힘들겠다."

그래도, 커피는 일단 맛이라고 했나요? 바리스타 주제에 막입을 자랑하는 터글씨이지만, 이 곳의 커피맛은(그 중에서 카페라떼의 맛은) 저에게 아주 잘 맞더군요. 뭐랄까...... 마시면서 머리가 아프지 않고 입속으로 편안하게 넘어가는 느낌? 여러 카페에서 많은 커피를 마시면서 머리가 아픈 느낌을 여러번 겪어봤습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느낌이죠. 마시면서 머리에 부담을 느낀다면, 그건 저에게 맞는 커피가 아니라는 뜻이거든요.

특히 이 곳 매장 바리스타들의 복장이 참 세련되어 좋더군요. 하얀 셔츠에 빨간 넥타이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스스로를 고급스럽게 만드는 효과'라고 할까요? 그에 비하면, 같은 이탈리아산 원두를 쓰고 있는 카페파스쿠찌의 까만 티셔츠는 쫌 에러라는 생각이 잔득 듭니다 그려.ㅋㅋ

세가프레도 자네티 에스프레소의 잠실점은 잠실역 사거리 중 롯데캐슬 1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로 곳에 교보문고 잠실점도 있지요.

세가프레도 자네티의 한국 홈페이지 - http://www.cndk.co.kr/
한국 홈페이지는 너무 안 예뻐서 불만입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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