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다방에서 빠져나와 대학로의 소극장 주변을 거닐었다. 가을이어서 그런지 저녁 6시가 살짝 넘었는데도 해가 벌써부터 넘어가 날은 이미 캄캄해졌다. 어둑해진 밤거리에 빛을 발하는 자그마한 카페들. 나도 바리스타라는 이름으로 큰 공간에서 일하고 있지만, 손님으로써는 자그마한 카페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예전에 친구를 위해 대학로 예술마당을 찾아주다가 "카페서랍"이란 곳을 우연히 발견했다. 당시에는 저녁이었지만 해가 남아있었고, 그 공간 자체도 첫인상으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가게의 이름도 제대로 못 본 것 같고. 하지만, 그 곳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글쎄...... 왜였을까?

살짝 망설인 끝에 서랍 안으로 들어갔고, 2층에 올라갔다. 메뉴판부터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냄새가 느껴진다. "메뉴판이라고 해서 워드프로세서로 써야 된다는 법이 있나?"고 가르치는 듯한 수첩 메뉴판. 자그마한 쪽지에 "씌여진" 주문서. 강렬한 노란색으로 감싼 내부공간까지도 마치 나에게 "Welcome to another world"라고 인사하는 것 같다.

세상에, 호랑이 기운이 솟아난다니! 정말 안 먹고 베기겠는가?

2001년? 국내에 최초로 발행되었던 레벌루션 No.3. 현재는 양장본으로 발간되었다.

아닌 밤중에 셀카놀이. 혼자 심심하면 이렇게 잘 논다.


주위에 소극장이 있어서일까? 연극계에서 일하는 듯한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가 들려온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대화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참석하고 싶어도 금방 물러나겠지. 연극을 즐겨 보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연극배우 중에 누가 있는 지도 모르니까. 게다가, 영화는 돈을 주고 보려고 해도 연극은 아직까지 그럴 엄두를 못 내고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혼자 머핀과 커피를 먹고, 책을 읽었으며, 가끔 목이 뻐근해질 때마다 셀카놀이를 했다. 그러면서, 곰다방에서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는 카페에 사람과 같이 가자"고 다짐해본다. 혼자 간다고 해도 같이 대화에 참석할 자리가 있다면 과감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

"Another World"에서라면.
"Another World"를 찾는 사람들과 좀 더 눈을 마주칠 수 있다면.
"Another World"의 사람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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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옆으로 보편적인 시멘트건물이 자리잡고 있어서, 건물의 외관 만으로도 그 존재감을 뚜렷히 하는 "카페서랍". 아기자기한 3층의 공간에 들어서면 둘이서, 혹은 그 이상이서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벽이 강렬한 노란색으로 칠해져있어서 친한 친구와 그동안 미처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이곳에서 실컷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페 밖으로 나와서 다 까먹은들 어쩌겠습니까. 우리가 대화를 나눈 곳은 "Another World"인데.

대학로의 서울사대부설초등학교가 있는 골목을 찾으세요. 그 골목으로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카페서랍"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위대한 캣츠비"를 공연하는 대학로 예술마당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