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쉬는 날이 찾아오면, 가끔은 혼자 책 한 권을 손에 쥐고 카페를 찾는다. 집에서는 컴퓨터와 TV의 유혹으로 멀리 하는 책들. 그것들을 가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라고 하면 어디든 상관이 없다. 혼자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장소가 무슨 상관이냐 싶었지만...... 카페를 오고 난 뒤, 생각을 달리 먹어야 하는게 아닌가 의심해보았다.

대학로의 'ㄱㅗㅁㄷㅏㅂㅏㅇ'(이하 '곰다방'). 원래 목적지로 정했던 카페는 따로 있었지만, 윈도우 너머로 보이는 수많은 곰인형들에 이끌려(?) 문을 열고 메뉴판을 받았다. 메뉴판부터 센스가 장난이 아니다.


곰인형으로 가득찬 인테리어부터 시작해서 메뉴판의 이런 위트있는 문구까지. 이 정도라면, 곰들에 둘러쌓여 잠깐이나마 시간을 보낼 충분한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10초간의 고민 끝에 라스베리차를 주문했다. 커피는 다른 곳에서 많이 마시는 음료이지만, 라스베리차는 그렇지 않으니까.

라스베리차와 롤쿠키. 오른쪽 작은 컵에 담긴 것은 메뉴판과 같이 제공된 보리차....가 맞나?


자~ 이제 따끈한 차를 마시며 책을 읽어볼까 싶었지만, 자꾸 곰인형에게 눈길이 가는 것을 어쩔 없구나! 응헝응헝... 용케도 책에 집중을 할 수 있었지만, 결국 5/1 분량만 읽고 말았다. 곰들과 같이 놀아주어야 하는 곳에서 한심하게 책이나 읽으려 했으니, 책에 온 신경이 집중될 리가 없지 않냐고.

곰다방에 들어왔을 때에는 연극계 사람들로 보이는 남녀 한 쌍이 앉아있다가 시간이 되었는지 금방 나가버려 잠깐동안 나 혼자 카페에 남아있었다. 그러다가 세 쌍의 손님들이 카페에 등장. 모두들 귀여운 곰인형들을 바라보며 환한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어휴~ 곰들을 멀찍이 바라보며 혼자 죽치고 책읽고 있는 아저씨, 서러워 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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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곳 카페는 혼자 와서는 정말 민망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합니다. 저 많은 곰인형들은 같이 놀자고 손짓도 하고 눈치도 주는 것 같은데, 남자손님 혼자 와서 쉬크한 척 무심하게 책이나 읽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야말로 곰 세상이었습니다. 인형들도 곰인형, 컵에도 곰의 얼굴, 쿠션에도 곰의 미소가 한가득~

클릭해서 사진을 확대해서 보세요.

애인님이나 절친한 친구가 있다면 대학로의 곰다방으로 오세요. 곰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맛나는 커피도 마시고. 저도 이곳을 나서면서 "다음에는 혼자 오지 말아야지"라는 다짐을 하고 말았답니다.

혜화역의 4번출구와 3번출구 사이에 일방통행로가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대학로 스타시티'를 찾아보세요. 그 빌딩의 1층에 곰다방이 있습니다.


자투리 :

볼펜으로 주인누님이 직접 쓰신 계산서. 아래에 적힌 글씨가 이곳을 더욱 정겨운 곳으로 기억하도록 만든다. 근데, 난 이 계산서를 밖으로 나가기 직전에 보고 말았다. 난 그냥 전자계산대로 찍힌 계산서이거니 생각했는데......